일반적으로 튀길 때 기름의 온도가 낮으면 기름을 많이 흡수해서 튀김이 기름지게 된다? 라고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이론은 뜨거운 기름으로 튀길 경우, 재료에서 달아나는 수증기 기포의 압력이 기름이 재료로 들어오지 못하게 해서 음식이 기름지지 않게 된다는 얘기다. 언뜻 보기에는 맞는 말인 것 같다. 하지만 식품가공학 저널(Journal of Food Process Engineering)에 실린 연구에 의하면 오히려 뜨거운 온도에서 튀긴 튀김이 더 기름이 많이 흡수가 된다는 것이다. 

 

이해를 위해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감자 튀김을 빈 방이 없이 꽉차 있는 호텔이라 생각해보자. 모든 객실에는 물 분자로 가득 차 있다고 할 때, 어느 기름이든 감자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물의 일부가 퇴실을 해야 그 방에 들어갈 수 있다. 이처럼 차가운 감자를 차가운 기름 냄비 속으로 넣는다고 기름을 흡수하지 않는다. 물은 자신의 세포 속에 머무는 데 아주 만족한다. 물이 세포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상황은 열을 통해 강제로 쫓아내는 방법뿐이다. 그래서 뜨거운 온도의 기름으로 튀기게 되면 감자 세포 속의 수분이 달아나게 되고 기름이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번외로 음식에는 두가지 형태의 수분이 존재한다. 자유수와 결합수이다. 자유수는 쉽게 달아나며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도 음식에서 빠져나온다. 반면 결합수는 빠져나오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에너지와 더 높은 온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감자 조각을 135도로 가열해도 자유수는 빠져나오지만 결합수 일부분은 여전히 속에 들어 있다. 온도가 높아지게 되면 결합수 마저 빠져나오게 되고 그 공간을 기름이 들어가게 된다. 즉, 높은 온도에서 튀길 수록 기름이 더 많이 흡수된다는 의미다.

'높은 온도에서 조리한 음식은 수증기가 빨리 음식에서 달아나려고 밖으로 방출되는 힘이 기름이 속으로 들어가려고 미는 힘을 막는다'는 말은 튀김기 속에 담겨져 있을 때는 맞는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튀김기에서 건져내는 순간 음식 표면에 붙어 있는 기름이 빠르게 빈 공간으로 침투하게 된다. 

 

하지만 저자의 말에 의하면 135도에서 튀긴 닭고기는 163도에서 튀긴 닭고기보다 흐물흐물 거리고 더 기름졌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기름지다'라고 생각하는 식감은 실제로 음식에 흡수된 기름의 총량과는 관계가 없으며 착각일 뿐이라는게 드러났다. 그건 표면에 있는 기름과 입안에 물러진 축축한 빵가루나 튀김옷 떄문에 기름지다거나 무거운 느낌이 드는 것이다. 바삭하게 잘 튀겨진 튀김옷이나 브레딩, 닭 껍질에는 기름이 더 많이 들어 있을지는 모르지만 느끼기에는 그렇지 않다. 

 

내 생각에는 높은 온도로 튀겨 겉을 바삭하게 하고 표면에 있는 기름을 최대한 제거해줘서 기름지다는 느낌이 안들게 해야할 듯. 요약하면 높은 온도로 튀길 수록 기름은 음식 속에 많이 들어가고 기름지다고 느끼는 식감은 빵가루 또는 튀김옷의 바삭함 정도와 표면의 기름 잔여도와 관계가 있는 것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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